작년은 장애인카누대회가 국제적 정식 종목으로 채택이 된 해이다. 이로써 2020년 도쿄장애인올림픽에서 태권도, 휠체어 농구, 휠체어 럭비 등과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 농구나 럭비는 대중화된 종목이라 낯설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장애인카누가 있을까? 답은 ‘있다’이다. 2014년 1월 대한장애인카누연맹이 정식으로 발족되면서 우리나라도 장애인스포츠선진국 대열이 들어섰다. 갈 길은 아직 멀지만 대한장애인카누연맹의 이기주 회장을 보는 이들의 마음은 그래서 반갑다.
대한장애인카누연맹은 2014년 1월 20일 발족된 후 (주)제이씨미디어그룹의 김동중 대표가 초대 회장을 맡았다. 하지만 초대 회장은 내부 사정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후 당시 홍보이사를 맡고 있던 그가 보궐선거로 새로 취임했다. 이기주 회장은 장애인카누연맹을 문화와 결합된 축제의 장으로 끌어올리기위한 새로운 꿈을 그리고 있다. 대한장애인카누연맹은 대한장애인체육회소속이다. 각 종목별 하부기관인 셈이다. 현재 각 지역에 16개 시도지부가 결성되어 있는데 이 중 12개 지부가 특히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이기주 회장은 장애인카누연맹의 발족 의미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카누라는 스포츠종목이 아직 국내에서는 대중적이지는 않다. 그저 소수의 취미생활정도로 생각 하지만 카누 매니아들은 많이 있습니다. 장애인들의 스포츠 생활 다양화와 활성화를 위하고 2020년 첫 올림픽에 참가해서 국위선양도 하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기주 회장이 원래 카누인이었던 아니다. 언론인으로 오래 종사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중증장애(지체장애 2급)가 되면서 하체를 사용하지 못하니 앉아서 하는 일이 필요했다. 그 이후 앉아서 일하는 IT관련 분야에 종사하게 되었다. 운동을 해야했는데 카누가 앉아서 하는 운동으로는 그만이었다. 그래서 카누에 관심을 가지면서 카누연맹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이기주 회장은 국위선양을 하는 일이기 때문에 큰 사명감도 느낄 수 있어서 이 일을 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무엇보다 재밌고 즐겁다고 한다. 올 1월 20일 이면 딱 창설된지 2년이다. 그동안 각 지부에서 선수 등록을 했고 훈련을 하며 지방 대회, 국제 대회, 아시아게임 등에 참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는 3개의 큰 프로젝트가 예정되어 있다. 첫째는 남이섬에서 올 7월 10일부터 14일까지 전국선수권대회, 아시안선수권대회가 열리는데 그 행사와 함께 다양한 축제를 벌일 계획이다. 올해 통영에서 이순신배 카누대회를 겸해서 장애인카누연맹과 함께 하기로 되어 있다. 충주, 광주광역시에서도 함께하기로 했다. 이기주 회장이 밝힌 연맹의 일년 예산은 3억 6천만원 정도 된다. 프로젝트 기획안을 올려서 정부로부터 대부분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활동 영역에 따라서 지원금은 변동이 될 수 있다. 장애인이라는 약자를 위한 공적 활동의 일환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많고, 또 연맹이 발전해야 장애인의 인식의 나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뜻깊은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올림픽 메달이 목표지만, 대중과 호흡하는 연맹이 될 것 카누를 즐기는 장애인들이 많은 건 아니다. 그러나 상체운동만으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종목이기 때문에 호응은 좋은 편이다. 2020년도 도쿄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해 매달권에 진입하면 연금을 타 종목과 동일하게 나오는 부분도 있어 장애인들 사이에서 고무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장애인들의 체육활동 인프라가 미비해서 장애인들이 복지시설 이용을 잘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기주 회장도 이 부분이 너무 안타깝다고 한다. “여전히 국내 장애인들의 체육 인프라가 너무 미비합니다. 그 미비한 부분들을 채워주어야 해요. 장애인들의 불편한 목소리들이 반영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도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데 앞으로 장애인카누연맹이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오로지 올림픽 메달 획득에만 모든 건 올인하려는 건 아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는 선수는 한정되어 있다. 이기주 회장은 장애인카누를 모든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한다. “1기 회장의 리더십과 장애인카누연맹을 어떻게 이끌어왔는지 그 잘잘못에 대해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대한장애인카누연맹을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한 것이 가장 첫째 목표입니다. 저도 언론인 출신이라 그런 부분에서는 자신이 있고 또 홍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홍보인재도 영입하고 있습니다. 현재 장애인카누연맹의 홍보이사는 중앙일보 정영재 선임기자가 맡고 있습니다.” 육신은 불편하지만 정신은 불편하지 않아 수상 스포츠이기에 안전도 무엇보다 중요한 관심사이다. 카누연맹에서는 수상안전 교육도 병행할 계획이다. 각 지역의 장애인카누체험장은 수상안전교육을 같이 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단지 체육에 국한되지 않고 볼거리, 먹을거리와 접목시켜서 보다 많은 사람들과호흡할 구상을 이미 마쳤다. 그런 맥락에서 문화콘텐츠 강화와 관련한 여러 가지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힙합문화협회의 김승기 사무총장을 연맹의 문화컨텐츠 이사로도 등재로 해놓았다. 김승기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의 힙합과 비보이를 세계적으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많은 기여를 한 인물이다. 이기주 회장은 여전히 장애인들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상처를 받는다.
“건강하고 멋있고 보기 좋은 사람을 좋아하는 건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육신은 불편하지만 정신은 불편하지 않다.’ 카누라는 종목 자체가 비인기 종목이고 게다가 장애인이라는 선입견으로 인해 여전히 상처받는 장애인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장애를 안고 인간을 한계를 극복하는 사례가 많지 않나요? 장애인과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다보면 정말 훌륭한 삶도 많고, 내가 생각하지 못하는 또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 사고를 겪고 사회로 나가기까지 3~4년의 시간이 필요했다는 이기주 회장. 생을 끊으려고 마음을 먹은 적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아 하나님이 데려가지 않는 것 같다며 진지한 미소를 보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