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체크] 위험한 미래인가? 꿈의 식탁인가? _매일 식탁에 오르는 유전자조작식품(GMO)

[안전체크] 위험한 미래인가? 꿈의 식탁인가? _매일 식탁에 오르는 유전자조작식품(GMO): 2016.12.12 16:32 입력

김윤영 기자 peal@allcsn.co.kr

직장인 김태양씨는 퇴근하면 으레 삽겹살을 준비한다. 소주에 삼겹살을 유난히 즐기는 그도 그렇지만 가족들도 고기를 꽤나 좋아해 일주일에 한 두 번 쯤은 먹는다. 갓 씻어내 물이 뚝뚝 떨어지는 상추에 밥 한 숟가락, 고기 한점을 얹고 된장을 살짝 바른 뒤 쫑쫑 썰어 담은 마늘과 고추를 곁들인다. 이렇게 한입 가득 베어물면 하루의 피곤함이 싹 달아나는 듯 하다. 식사 후 온 가족이 TV앞에 둘러앉았다. 김씨는 사다 놓은 토마토를 하나 베어물었다. 평범한 우리네 가족의 전형적인 저녁의 모습이다. 우리가 먹는 식품 중에 유전자조작식품(GMO)이 얼마나 있을까?  우선 밥은 유전자조직 식품일 가능성이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유전자조작 벼를 개발했지만 시험재배 수준에 머물고 있어 상품화되진 않았다. 상푸,고추, 마늘, 침치고 상품화되진 않았다. 삼겹살은 돼지 사료로 유전자조작 콩이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조작 식품일 수 있다. 토마토는 유전자조작 토마토를 수입했을 수도 있지만 알 자체로 수입되는 토마토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able width="50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500" align="absmiddle" src="http://www.allcsn.co.kr/PEG/14815283441105.jpg"></td></tr></tbody></table> 다만, 된장, 고추장, 간장은 유전자조작 식품일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 유통되는 콩과 옥수수 가운데 유전자조작 콩은 20~50%, 유전자조작 옥수수는 20~30%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국내 유전자조작 식품은 미국산 수입 콩과 옥수수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수입 콩과 옥수수만 피한다면 유전자조작 식품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일까? 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이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간장·된장·고추장·식용유·카놀라유·올리고당·과자·빵 등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유전자조작 콩·옥수수가 원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한 GMO는 1024만 톤이다. 수입하는 콩의 75%와 옥수수의 50%는 GMO다. 방울토마토, 씨 없는 수박, 통일벼 등은 우성 형질만 골라 재배(육종)한 결과물이다. 이에 비해 GMO는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변형해서 만들어낸 것이다. 동물·식물·세균·바이러스 등 모든 생명체에서 필요한 유전자를 뽑아내 변형시켜 다른 생명에 넣는다. 동물의 유전자가 식물에 이전되기도 한다. 과학적으로 유전자 자체는 차이가 없어서 생명체끼리 이동해도 무방하다는 것이 과학계의 이론이다. 하지만 유전자조작 농산물 및 식품이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아직 명백한 입장이 없다. 유전자조작 식품의 유해성을 명백히 보여주는 사례가 나타나든지, 과학적 검증 방법이 나와야 하지만 아직은 이를 증명하는 것이 없다. 이런 와중에서 당국은 일단 유전자식품 및 농산물에 대한 표시제를 도입했다. 유전자조작 식품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 1998년이다. 그동안 소비자단체에서는 ‘인체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았는데 무슨 GMO표시냐‘는 주장이었다. 어떤 돌연변이 생길지 아무도 몰라 실제로 최근 들어서 유전자조작 식품의 유해성을 연구하는 논문이 나오고 있다. 2011년 캐나다에서는 한 대형병원에서 임신부 30명의 혈액에서 GMO에 있는 Bt단백질 독성을 검출했다고 발표했다. 유전자조작시에 발생하는 독성이 태아에게 전달되고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원핵생물·식물·동물의 유전자 발현 체계는 서로 달라서 어떤 돌연변이가 생길지 모르는 게 두려운 점이다. 임신부가 감마선 등에 노출되면 염색체에 변이가 생겨 기형아를 낳을 수 있는 것처럼, 외부의 유전자가 사람에게 들어가면 유전자 배열이 불안정해져 새로운 독이 생길 수 있다. ‘GMO를 먹은 사람이 안전하다고 확언할 수 없다’는 점이 이 연구의 핵심이다. 하지만 GMO 연구자들은 미국 인구 3억 명이 20년 동안 GMO를 먹어왔지만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보고는 없다는 점도 GMO 안전성의 근거로 제시한다. 국내의 한 GMO연구원은 “GMO의 안전성은 의심할 바 없다는 게 GMO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일치된 시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GMO 반대론자는 신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사람에게서 한 세대도 지나지 않은 GMO를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고, 대를 이어 악영향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GMO 기술보다 안전성을 먼저 확보하는 게 순서라는 주장이다.   한국은 GMO 수입량을 매년 늘리고 있다 <table width="652"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652" align="absmiddle" src="http://www.allcsn.co.kr/PEG/14815285567979.jpg"> 올해 10월 7일, GMO 추방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계 최대의 GMO(유전자변형작물) 생산 기업인 몬산토사의 추방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단 한번의 실험도 없이 식용 GMO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고있으며, 한국이 수입하는대부분의 GMO는 세계에서 가장 악랄하다는 평을 받는 몬산토의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사진/뉴스1</td></tr></tbody></table> GMO에는 생물다양성 논란도 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2007년 GMO 유전자 이동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생태계에서 종(種)의 다양성이 GMO 유전자의 이동 때문에 위협받을 수 있고, 생물 다양성을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GMO 연구자들은 미국에서 20년 동안 GMO가 주변 작물을 파괴한 사례는 없고, 설사 GMO가 농지에 떨어져도 다른 농작물과의 경쟁에서 도태돼 살아남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유해성에 대한 명백한 판별이 없음에도 한국은 GMO 수입량을 매년 늘리고 있다. 하지만 GMO는 누가 수입하고 어떤 유통과정을 거쳐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는지는 배일에 가려져 있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2015년 식약처에 GMO 수입업체 등의 정보를 공개하라고 청구했지만 식약처는 거부했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소송을 냈고, 그해 8월 1심에서 재판부는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해당 정보는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고 이는 업체의 정당한 이익을 해하지 않는다”며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GMO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정부가 적극적인 안전성 검증과 투명한 정보 제공으로 해결해야지, 정보 자체를 비공개함으로써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올 4월 항소했지만 5월 기각 판결을 받았고 곧장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식약처 측은 “위해 식품이라면 정보를 공개해야 하지만 GMO는 위해 식품이 아니다”며 “안전성도 검토했고 GMO 수입업체도 법을 준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지 소비자 알 권리를 위해 공개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상고 이유를 설명했다. EU·중국·대만 등은 유전자변형 DNA나 단백질 잔류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가공식품에 GMO를 표기하도록 한다. 러시아는 아예 GMO 수입을 금하고 있다. GMO 표기를 하지 않던 미국에서도 표기하는 추세이다. 버몬트주는 7월부터 모든 식품에 GMO 표기를 의무화했다. 버몬트주 데이비드 주커먼 상원의원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는 실험용 기니피그와 다르지 않다. GMO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내의 표기규정은 느슨한 편이다. 느슨한 GMO 표기 규정의 틈을 타고 식품업체들은 GMO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에 ‘국내에서 직접 만든 기름’이라는 문구를 넣고 있다. 마치 국산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처럼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것이다. 할인점에서 판매하는 한 식용유에는 ‘콩 100%로 국내에서 직접 만든 콩기름’이라고 적혀 있지만 성분표를 보면 ‘콩 100%(수입산)’라고 표기돼 있다. GM 콩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소비자는 국내산으로 오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국회를 중심을 GMO 표기에 대한 법을 손볼 움직임이 감지된다. 하지만 표시제로 GMO 장벽을 견제할 수는 없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GMO를 독과점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 몬산토의 압력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몬산토에는  GMO분야에서 가장 악랄한 다국적 기업이라는 평이 따라붙는다. 따라서 차라리 장벽을 낮춰 작은 기업도 GMO 개발과 유통에 뛰어들게 해 몬산토의 독과점을 줄이는 대응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유전자조작 식품과 농산물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이다. ‘위험한 미래’인가, 아니면 ‘꿈의 식탁’인가 하는 논란 속에서 유전자조작 식품은 오늘도 우리들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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