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에서 생기는 편견을 말하다_다큐멘터리 영화 '미쓰마마' 백연아 감독

<이색인터뷰>무관심에서 생기는 편견을 말하다_다큐멘터리 영화 '미쓰마마' 백연아 감독: 2017.09.11 09:48 입력 | 2017.09.05 22:48 수정

김재용 기자 sonagi30@hanmail.net

<table width="612"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 style="width: 612px; height: 713px; text-align: justify;"><tbody><tr><td><img width="700" height="719" align="absmiddle" style="width: 602px; height: 644px;" src="http://www.allcsn.co.kr/PEG/15046188275776.jpg"><div id="news_caption">▲“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들을 과잉보호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또 굉장히 권위적이에요.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라고 생각하지 않고 소유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이중적인 시선이 생기는 것 같아요. 다음 영화에는 아이들 이야기를 담고 싶어요.” Ⓒ어린이안전신문
 
</div></td></tr></tbody></table><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 비디오 아티스트로 활동하던 백연아 감독은 2001년 영국 골드스미스대학에서 다큐멘터리 연출을 시작했다. 2004년에는 북한 소녀들에 관한 다큐멘터리 <어떤 나라>의 제작에 참여했다. 장편 데뷔작인 <소리아이>는 시라큐스 국제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에 국내에서 개봉했다. 백연아 감독은 얼마전 두 번째 다큐멘터리<미쓰마마>를 감독했다. <미쓰마마>에는 미혼모 형숙과 영화 같은 연애를 꿈꾸는 현진, 자신은 미혼모가 아닌 비혼모라고 주장하는 지영의 모습이 담겨 있다. <미쓰마마>는 사회의 편견에 찬 시선과 가부장적인 가치관에 맞서 솔직하고 용감하게 자신들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에서의 미혼모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감독의 섬세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을 통해 미혼모의 삶을 따스한 감동과 통쾌한 울림으로 담아냈다. <미쓰마마>는 EBS국제다큐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디지털서울 등의 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되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과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지금은 잠시 쉬면서 자녀들을 뒷바라지하고 있는 백연아 감독을 만나서 영화와 미혼모, 그리고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아이를 주로 다루는 이유가 뭔가요? 백연아 감독(이하 백 감독) “나도 또래 아들을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그냥 어떻게 하다보니까 그렇게 됐어요.(웃음) 그게 재밌는 거 같더라고요. 사실 아이들을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었는데,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으로써 아이가 재미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은 어쨌거나 말로 많이 조리 있게 하지 못하잖아요. 오히려 그 점이 되게 진실에 좀 가까워요. 원래 다큐멘터리하면서 가장 찍기 힘든 분 중에 하나가, 전문적인 분들, 왜 말 많이 하시는 분들 있잖아요? (웃음) 형상화해야하는데 캐릭터가 자꾸 말을 하면 그걸 깨기 어렵거든요.” 그런데 아이들 같은 경우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무장해제가 빨리 되고 재미도 있고요. 말을 조리 있게 못하니까 아이들이 생각하는 것들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돼요. 그래서 하다보니까 아이들을 다루게 되었어요. <어떤 나라>같은 경우도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그때는 팀으로 제작에 참여했어요. 하면서 재밌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요. 그때도 인터뷰 대상이 많았는데요, 아이들이 놀라운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특히 아이들이 그런 멘트(북한 찬양 멘트)를 할 때는 되게 충격적이잖아요. 아이에 대한 관심이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Q. 어린 시절부터 영화감독하려고 했나요? 백 감독 “저는 어릴 때부터 영화감독을 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미술을 하고 있었고, 그때는 뭐 우리나라 학생들이 자기가 꿈을 꾼다고 그 진로로 갈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잖아요. 언젠가는 한다고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다가... 대학교 때는 비디오아트에 관심이 있었어요. 미술을 할 때도 비디오 쪽으로 포커스를 맞췄구요. 비디오아트라는 게 그때까지만 해도 처음으로 들어와서 생소하기도 했고요.” <div style="text-align: justify;">Q. 미쓰마마를 제작하고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div><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백 감독 “일단 제가 반응을 얻기 위해서 영화를 만들긴 했죠. 약간은 오버다 싶을 정도로 밝은 면을 드러낸 면도 있고요. 그게 거짓말이라는 건 아니고, 그런 점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했어요. 그동안 워낙 우리 사회에 미혼모라는 걸 트라우마로 여기는 분위기가 있었고 또 워낙 어둡고 그랬으니까요.</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Q. 미쓰마마는 국내 여성주의 영화의 분기점이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람들이 어떤 점을 봐주기를 원했나요?</div><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백 감독 “모성애를 강조하며 대단한 결심을 한 사람들이라고 보기보다는 그냥 평범한 이웃에 있을 수 있는 주변인으로 봐줬으면 좋겠다는 거였죠. 그런데 사실 만들면서 저도 되게 많이 배우기는 한 것 같아요.</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Q. 무엇을 배웠나요?</div><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백 감독 “제 스스로도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영화를 처음부터 했겠지만, 과연 어디까지가 진심인지에 대해서 저 스스로도 테스트하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진성성에 대해서 머리로는 이렇게 얘기는 하지만, 스스로도 편견이 전혀 없는 걸까에 대한 물음이요. 특히 그런 부분에 대해서 내가 과연 얼마나 진정성이 있나 그런 거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Q. 영화제작 전에는 미혼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나요?</div><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백 감독 “잘 몰랐죠 사실. 편견까지는 없었지만, 그렇게 크게 관심 있게 봉사를 하고 있던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 분들이 당했던 일들을 알고 나서 좀 충격적이었어요.</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Q. 어떤 일들 말인가요?</div><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백 감독 “워낙 댜양한 사연이 많았어요. 남자들과 사회적인 편견으로부터 그들이 당했던 일. 부모님과 의절을 했다든지. 애를 학교에 보냈는데 한부모가정의 애라고 급식을 따로 주었다던지 하는 그런 얘기를 듣고 놀랐어요. 정말 놀랐어요. 많은 사례를 듣기는 했는데요. 그런 얘기를 하면 너무 선정적으로 보일까봐 조심스러워요. 스테레오타입이 아니라는 게 중요해요. 별별 타입이 다 있어요. 중요한 건 공통적으로 책임감이 없었다는 거예요. 우리가 밖에서 볼 때 멀쩡한 남자들도 그랬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죠. 그러니까 애초부터 작정하고 등골을 빼 먹는 사람도 있지만, 그게 어떻게 보면 ‘나는 안 그럴거야’ 하고 ‘나의 저 남자는 그렇지 않아’라고 하지만 그럴 수 있다는 거예요. "</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Q. 혹시 백 감독이 살면서 편견을 겪어봤기에 영화를 만든 건 아닌가요?</div><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백 감독 “영국에서 5년 유학을 했어요. 근데 저는 그런 일은 겪어보지 못한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예술을 전공했어요. 그런 영향이 있었는지 꽤 자유로운 영혼이에요. 그래서 영화를 만들려고 결심했어요. 미혼모 이야기를 듣고 해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Q. 미쓰마마의 주인공은 세 명입니다. 이들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div><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백 감독 “내가 설득을 많이 했어요 적어도 두 명 이상은 보여줘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워낙 다양한 케이스가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명에 초점을 맞추기 어려웠어요. 그리고 하다가 중간에 안 하겠다는 분이 생길 것도 감안했고요.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그래서 원래 처음엔 한 6명 정도 컨택을 했어요. 중간에 안 하겠다는 분도 계셨고. 영화적으로 안 맞는 분도 있었고. 그러다가 최종적으로 3명이 됐고 영화는 두 명 얘기에 집중하게 된거죠.”</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Q. 주제의 의도는 무엇이었나요?</div><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백 감독 “상업적인 신파극으로 가지 말자는 거였어요. 어떤 한 사람의 기구한 사연이라고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그 분들을 통해서 좀 다른 면을 보자는 거였어요.”</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Q. 영화 제작 후에 혹시 남자들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들었나요?</div><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백 감독 “많은 남자 분들이 싫어했어요. (웃음) 뭐 다 그런 건 아니었지만요. 그리고 직접적으로 불편하다고 한 분도 있었어요. 영화계에 있는 분도 그랬고요. 주제 부분에 대해서도 그런 말을 했지만, 형식적으로도 좀 실험적이어서 그랬을 거예요. 형식적으로 여자들이 나와서 수다가 많으니까요. 굳이 그렇게 나와서 얘기할 만한 여자들이냐라는 시선도 있었고요. 너무 여자들의 입장만 부각되었다는 얘기 등 그런 얘기가 많이 있었다."</div> <table width="552"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 style="width: 552px; height: 423px; text-align: justify;"><tbody><tr><td><img width="700" height="443" align="absmiddle" style="width: 594px; height: 391px;" src="http://www.allcsn.co.kr/PEG/15046188393556.jpg"><div id="news_caption">▲영화<미쓰마마>의 한 장면</div></td></tr></tbody></table> <div style="text-align: justify;">Q. 악플이 있었나요?</div><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백 감독 “악플? 악플에 대해선 많이 초연해 졌어요. (웃음)”</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Q. 미혼모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여전히 어떻다고 느끼나요?</div><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백 감독 “글쎄요. 뭐 선의를 가장한 호의 있잖아요. 자기 위안을 목적으로 한. 사실은 상대의 입징을 디테일하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 입장에서 불쌍하니까 일종의 동정의 시선을 보는 경우감 많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들은 동정 받는 거 아주 싫어하거든요.”</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Q. 영화가 나오고 출연자의 삶이 좀 바뀌었나요?</div><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백 감독 “삶의 여건이 딱히 바뀌진 않았어요. 다만, 영화를 찍기 전보다 의식은 좀 바뀐 것 같아요. 미혼모 스스로 사회적 편견에 억압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스스로 자존감이 낮은 상태였는데 영화를 찍으면서 다른 미혼모들의 당당함을 보고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어요. 그런 점에서 보람을 느꼈어요. 주인공 중 한 명이었던 인트라(미혼모 인권 보호 단체)의 최형숙 사무국장도 제가 영화 제의를 했을 때 출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해요. 그때가 또 미용실 그만두고 굉장히 힘들 때였어요. 노출됐을 때 더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도 할 때였고. 그래서 설득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하지만 영화를 마치면서는 많은 미혼모들이 자기가 출연하겠다고 그랬어요. (웃음)"</div> Q. 한부모가정에 대한 편견이 어떻게 해야 없어질까요?<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백 감독 “편견은 무관심에서 생기는 거라고 생각해요. 관심을 갖고 접촉을 해야 될 거라고 봐요. 알게 되면 편견은 없어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촬영하면서 저는 미혼모를 많이 만났어요. 그러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편견도 많이 없어지더라고요. 그 분을 만나지 않으면 그냥 미혼모이지만, 그들 중에 내가 아는 사람이 있으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내가 꽃이라고 부를 때 너는 꽃이 되었다는 거죠. 그래서 관심을 가지는 건 필요한 것 같아요.”</div> Q. 당사자들은 그런 관심이 부담되지 않을까요?<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백 감독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세월호 때도 그렇고, 관심을 안 가지는 게 두려운 거죠. 꾸준하게 노란 리본을 달지 않더라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 그게 다양성과도 관련이 있고. 관심 표현도 테크닉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것도 기술인거죠. 호의를 가장한 관심, 자기 위안을 위해서 가지는 관심은 관심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가 말하는 관심은 정말 소통하고 상대의 입장이 되어주는 것 이예요.</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Q. 영국에서 5년간 유학을 했는데요. 영국에서 미혼모를 만나본 적이 있나요?</div><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백 감독 “생각해보니까 당시 영국 친구들 중에 있었어요. 그런데 그들이 미혼모였는지는 몰랐네요. 아마 영국 사회에 미혼모라는 말 자체가 없다보니 인식을 하지 못한 것이겠죠.”</div> <table width="558"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 style="width: 558px; height: 581px; text-align: justify;"><tbody><tr><td><img width="700" height="661" align="absmiddle" style="width: 598px; height: 572px;" src="http://www.allcsn.co.kr/PEG/15046188331360.jpg"><div id="news_caption">Ⓒ어린이안전신문</div></td></tr></tbody></table> <div style="text-align: justify;">Q. 차기 작품을 준비하고 있나요?</div><div style="text-align: justify;"> </div><div style="text-align: justify;">백 감독 “아이가 곧 초등학교에 입학해요. 지금은 가정주부로 활동하고 있어요.(웃음) 그동안 영화도 하고 다른 작업도 하느라고 아이와 시간은 많이 못 보냈어요. 그래서 작년부터 아이와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많이 친해졌죠. 영화 촬영하면서 남의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됐죠, 그러면서 내가 정말 이럴 때인가 했어요.(웃음) 차기작은 준비하고 있어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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