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종교적 관습인 포경수술....우리도 꼭 해야하나?

유대인의 종교적 관습인 포경수술....우리도 꼭 해야하나?: 2014.10.25 17:1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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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고 싶지 않은데, 엄마가 굳이 포경수술 시키려고 해요”_ 허찬영(초등학교 6년)군
 
“포경수술 시켜주고 싶진 않은데, 집사람은 무조건 해야된다고 하네요. 아주 말도 안 통하고 죽겠네요. 어떤 논리로 집사람을 굴복시키죠? ”_아들 둘은 둔 아빠 김기림(41)씨
 
“전 발기를 해도 표피가 벗겨지지 않아요. 그래서 20살까지 기다려보려고 하는데 요즘 들어 더러운 것도 많이 끼고 냄새도 나요. 소변을 보고 나서도 휴지로 안쪽까지 닦지 않으면 고여 있기도 해요. 저 같은 경우는 포경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요,”_ 박종훈(중학교 3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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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 위치해 있는 비교기과 의원. 미국에서는 포경수술을 권하는 의사들을 향해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보다 의료계 이익을 먼저 고려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김재용 
 
 
 
겨울 방학이 되면 비뇨기과를 방문하는 남학생들이 늘어난다. 포경수술을 하기 위해서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주변에서 포경수술 안 한 남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대식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의 연구 조사에 따르면 2000년대까지 국내 포경시술율은 80%를 넘어섰고, 그 이후 하락해 현재는 25.2%정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이 수치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꽤 높은 수준이다. 김대식 교수는 2000년에 국내 포경수술 만연의 실태를 외국 논문에 알려 세계 의료계에 충격을 안겨준 이다.  
 
30대 중반의 기자는 아직까지 포경수술을 하지 않았는데, 왜 해야하는지 스스로 납득할 수 없어서였다. 내 몸에 달려서 태어난 것이니 조물주가 그 쓰임을 준것이라는 믿음이 준거였다. 때문에 나는 어린 시절엔 대중목욕탕에 잘 가지 않았다. 예전에는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남성은 뭔가 결핍된 남성성의 소유자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포경수술율은 미국이 가장 높다. 미국에서는 거의 신생아 시기에만 포경수술을 한다. 이는 유대인의 종교적 관습인 할례의 영향이다. 지난 5월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대학교 차블 엘 브루이 박사는 ‘어린 나이에 포경수술을 받을수록 합병증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브루이 박사 연구팀이 10세 이하와 그 이상 나이에 포경 수술 받은 아이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라는 것. 브루이 박사는 “얼마나 어린 나이에 포경수술을 받느냐에 따라 그 위험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연구 결과발표는 신생아 시기에만 포경수술을 받는 미국 상황을 정당화시키려는 성격이 강하다. 아무튼, 이렇게 어린 나이에 포경수술 받는 경향이 많음은 미국에서 유대인의 관습적 영향이 크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노석 씨(가명)는 현직 의사로 몇 년 전 ‘포경수술 바로 알리기 연구회(이하 포바연)’을 네이버 카페에서 조직했다. 서울의 한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국내 아이들의 포경수술은 대부분 부모님의 반강제로 하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공부를 많이 해서 현명한 판단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고 말했다. 노석씨는 다년간 포경수술에 관련된 외국 논문과 자료들을 모으고 있다. 따라서 카페를 통해 그에게 포경수술을 정말 해야하는지 문의해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노석 씨와 인터뷰 도중 포바연 카페 게시판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아들을 둔 엄마가 상담을 신청한 것. 그녀는 “11살 아들을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아들의 포경수술 고민중이에요. 구성애씨도 성인전까지 포경수술할 필요없다고 하고, 주위에도 물어보면 요즘 애들 포경 수술했다는 사람을 잘 못 봤어요. 근데 저의 아들은 포피가 걷어지지 않아서 씻어줄 수가 없어요. 유아기때는 포피가 젖혀졌었는데, 지금은 벗기려고 하면 너무 아파해서 씻을 수가 없어요.” 그냥 두는 게 좋을지 수술을 시켜주어야 하는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노석 씨는 “안 벗겨지는데 굳이 억지로 벗겨서 씻길 필요는 없습니다. 억지로 벗기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어요. 포피 내부는 어느 정도 소변 시에 자동으로 씻겨 나가기도 합니다. 아이가 더 성장하면 자신이 알아서 포피 안쪽을 씻을 수 있도록 부모님이 교육만 제대로 시켜주시면 됩니다”라고 답변해주었다. 그는 “아직까지는 포경수술에 대한 인식이 변해가는 과도기적인 시기라 그런지 찬반 말이 않아요. 이럴수록 부모님들이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예전 보다는 수술 비율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본다며 최대 1~2% 정도까지 낮아져야 한다고 했다.  
 노석 씨가 포바연을 조직하게 된 계기도 강제적으로 수술을 시키는 사회 분위기에 문제의식을 느껴서다. 몇 년 전 근무하고 있던 병원 비뇨기과에서 하의를 벗고 누워있던 학생을 목격했다. 수술대기 중이었다. 아들 또래였다. 아이는 울고 있었다. 왜 우느냐고 물었더니 ‘하기 싫은데 부모가 강제해서 한다’고 답하더란다. 그 모습에 충격을 받고 포경수술의 실체에 대해 알리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노석 씨가 수집한 자료를 접한 사람들은 자료의 진정성에 무척 공감한다. 미국에서 살다가 얼마 전 귀국한 학부모 A씨는 “요즘은 포경수술의 실체에 대해서 많이들 아는 것 같아요”라며 “미국 등 극소수의 나라에서만 시술이 대중화되어 있어요. 그래서 나도 강제로 시키는 것보다 네가 판단해서 해라 정도로 바뀌었습니다. 다만, 청결하게 유지하라고만 해요”라고 말했다. 
 
포경수술은 인권의 문제
 
포경수술을 인권의 문제로 볼 것을 주장하는 이도 있다. 포바연 카페를 종종 들른다는 조민호씨(35)는 “포경수술은 한국 사회가 인권에 대한 개념이 그동안 얼마나 희박했는지 보여주는 사례 같아요. 정상적인 사회 같으면 아이 의사도 묻지 않고 강제로 수술시키면 심각한 수준의 아동학대로 취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단순한 외과수술이 아닌 성기에 대한 외과수술이기 때문에 아동성폭행으로 인정될 수도 있고요”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비치기도 했다. 
  
포경 수술 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노석 씨에게 상담을 의뢰했던 박아무개군은 “저는 귀두부분이 매우 민감해서 팬티로 스치기만 해도 매우 신경이 쓰여요. 스트레스가 엄청나요. 정말 포경 수술을 왜 했는지 모르겠어요. 불필요하고 악영향만 끼치는 수술이에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포경복원 수술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김아무개(29)씨도 “최근에 보니 몇몇 분들이 포경수술로 인해 큰 상실감을 가지고 괴로워하시며 심지어 자살 생각이 든다는 분들도 계신데요. 저 또한 과거에 포경수술을 하고 나서 포경수술 후에 생기는 문제점들로 인해 굉장히 괴로워하고 아버지께 화도 내고 그랬어요.”
 최근 포경 수술에 대한 대중적 인식은 예전보다 변화하고 있지만, 의사들의 입장은 크게 변함이 없다. 대한비뇨기과의사회 누리집(홈페이지)에는 ‘포경 수술이 꼭 필요한지에 대해 전문의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고 설명하면서도, ‘수술을 하면 성기를 깨끗이 관리하기 쉬워진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장점’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또한 ‘포경수술은 성적인 관심이 늘기 시작한 아이를 위생적으로 배려하는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하며 ‘최근에 발표되는 외국의 연구에서는 포경수술이 에이즈감염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어 수술을 고려할 만 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고 사실상 권장하는 식으로 언급하고 있다.
 현장의 비뇨기과 의사들은 대체로 위와 같은 설명을 한다. 기자가 서울 강남과 여의도에 위치한 몇 군데 비뇨기과에 환자의 부모가 되어 문의해 본 결과 대부분 수술을 권장했다. 여의도에 위치해 있는 한 비뇨기과에서는 “진성 포경과 같이 무조건 해야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가성포경상태, 즉 평소에는 덮여 있다가 발기시 귀두가 드러나는 상태는 선택 사항이다. 하지만 위생적인 측면이나 성병 예방의 목적으로 수술을 많이 권장한다”고 말했다. 수술비는 대략 20만~35만원 사이로 책정되고 있었다. 
 하지만 노석 씨는 “포경수술이 비뇨기과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권장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는 항상 위생문제가 제일 언급되는 것이 불편하다.”포경수술을 할 때 가장 많이 언급하는 이유가 위생상의 이점이이에요. 하지만, 여성에게 냄새가 난다고 해서 여성의 소음순 역시 잘라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라고 반문했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아무개(39)씨도 ”포경수술이 위생과 조루 예방 등에 효과적이라는 말은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노석 씨는 “어린 아이의 경우 포경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귀두포피염이 너무 자주 반복되거나, 심한 피부병이 있거나 할 때 최후의 수단으로 포경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미국의 어떤 소아과 의사는 평생 진료를 하면서 포경 수술을 반드시 해야 하는 아이를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포경 수술은 거의 대부분은 불필요한 수술이에요. 포피 고유의 기능을 감안한다면 해서는 안 될 수술”이라고 말했다. 
 최근 덴마크나 벨기에 같은 유럽의 논문들은 포경수술이 성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2013년에 발표된 벨기에 겐트 대학병원 비뇨기과의 연구 논문에서는 ‘포경 수술이 음경 민감도를 떨어뜨려 성행위 만족도, 음경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노석 씨는 “포경 수술과 관련된 유럽의 논문들은 대체로 이의 논문과 일치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유대인의 ‘할례 의식’ 왕따 트라우마
 
얼마 전 동남아시아 성노예 아이들 구호단체 ‘리멤버 누’의 창설자인 칼 렐스턴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동남아시아 아동 성매매 구매자 중 1위가 한국인이고, 그 다음이 미국인이라는 부끄러운 통계를 얘기했다. 둘 다 포경수술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다. 물론 이 결과만 보고 ‘포경 수술=성생활에 악영향’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다. 하지만 포경 수술과 자극적인 성매매 구매와의 연광성에 대해서 종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데 이견을 다는 의사는 없다. 성감대로 기능하던 포피가 잘려짐으로써 과도한 자극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 해답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럽평의회에서는 ‘의학적인 필요에 의하지 않은 포경수술이 아이의 육체에 대한 폭력이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최근 스웨덴에서는 민주당의 포경 수술 전면 금지안 국회 발의를 했다. 유럽에서는 포경 수술을 어린이의 인권 침해로 규정하고 법으로 금지하기 위한 분위기기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비판에 나선 국가 있었는데, 바로 이스라엘이다. 
 
왜 이스라엘일까? 김대식 교수의 저서 <포경은 없다>에 따르면 유독 한국과 필리핀에서 포경수술이 대중화된 것은 미국의 영향이 크다. 원래 유대인의 할례 의식의 하나였던 포경 수술로 인해 유대인들은 역사적으로 탄압 받아온 상흔이 있다. 할례로 인한 유대인들의 트라우마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다. 서기 132년 무렵,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는 ‘할례 금지령'을 내려 이를 강행하는 유대인들을 탄압했다. 그 이후 2000여 년간 유대인은 유럽 사회에서 할례로 인해 놀림을 많이 당한 경험이 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에는 독일의 나치정권이 유대인 색출 수단으로 할례 여부를 이용하기도 했다. 
 <포경은 없다>는 ‘미국이 패권을 잡으면서 미국 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전통적 관습을 정당화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가장 자본주의적인 미국 의료계의 이해관계가 겹치면서 포경 수술이 일반화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의 영향이 강했던 한국과 필리핀에 유독 포경수술이 일반화된 원인이다. 하지만 일본과 독일도 미군이 상주한 적이 있는데 그들은 왜 포경수술을 하지 않을까? 김대식 교수에 따르면 “일본과 독일의 경우는 당시 의학적 수준이 높았기에 의료적 효과가 불부명한 수술이 퍼지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사람의 안전보다 의료계 이익 먼저 고려한다는 비판
 
미국에서 포경 수술 정책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단체는 미국소아과학회(he American Association of Pediatrics, 이하 AAP)로 알려져 있다. 지난 1887년 AAP에서 포경수술 대책 위원회 회장으로 선출된 사람이 유대인 의사였다. 2012년에 포경 수술을 권고하는 정책을 발효할 때도 대책 위원회 의장 역시 유대인 의사였고, 구성원 역시 포경수술 찬성자들로 알려져 있다. 
 논란이 있는 부분에선 중립적인 전문가들로 구성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편견을 더욱 심화시키는 이러한 AAP 정책에 대해 아이들의 건강보다는 의료계 이익 먼저 고려했다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 많았다. 유럽의 의사들은 미국의 이런 정책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미국의 영향이 강한 국내 의료계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미국의 상황을 남 애기하듯 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누구도 포경 수술 선택을 어느 한쪽으로 강요할 순 없다. 하지만 제대로 밝혀진 포경 수술의 장점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닌데 여러 가지 스트레스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수술을 할 필요가 있을까? 어느 비뇨기과 의사는 기자에게 비공식 언급을 전제로 “포경수술은 그냥 성형수술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푸른아우성의 구성애 대표는 최근 발간된 <포경은 없다> 추천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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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어떤 부분도 합리적 이유 없이 훼손해서는 안 된다. 하물며 생명을 만들고, 성이 주는 행복을 느끼게 해 주는 성기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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