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폐지 모아 6000원 번다..안전 사각 지대의 노인들

하루종일 폐지 모아 6000원 번다..안전 사각 지대의 노인들: 2017.06.29 15:37 입력

김윤영 기자 peal@allcsn.co.kr

<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br></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br></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br></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br></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medium;"><font color="#000000">안전뉴스 본사가 입주해 있는 빌딩 앞을 이씨 할아버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 갔다 한다.  이씨 할아버지는 새벽 일찍 집을 나선다. 늦게 나오면 다른 노인들이 박스를 전부 주워가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이씨 할아버지도 처음에는 새벽 2시에 나왔다. 하지만 체력이 달려 건물 주변을 자주 왔다갔다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었다. 점심 시간이 되자 이씨 할아버지는 수레를 한 상가 옆에 맡겨두고 영등포의 한 교회를 찾았다. 인근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였다. 평범한 백반이지만 집에서 밥에 김치만 먹는 것에 비하면 진수성찬이란다. 식사를 마친 후 수레를 찾은 뒤 다시 골목길로 나섰다.</font></span></div><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medium;"><font color="#000000"><br></font></span></div><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medium;"><font color="#000000"><br></font></span></div><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medium;"><font color="#000000"><table width="29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290" align="absmiddle" src="http://www.allcsn.co.kr/PEG/14987182303610.jpg"><br><br>영등포 쪽방촌. 사진/뉴시스.</td></tr></tbody></table><br></font></span><span style="color: rgb(0, 0, 0); font-size: medium;">이씨 할아버지는 폐지를 줍기 시작한지 10년 정도 됐다. 은퇴한 후 아내와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암 판정을 받았다. 수입도 마땅치 않은 탓에 평생 모아 장만했던 집을 팔아야 했다. 몇 년의 투병기간 동안 전셋집을 얻었다가 다시 월세방으로 옮겼다. 다행이 병은 완쾌되었지만, 아내의 고생이 심했다. 그새 세상을 떠났다. 자녀들은 모두 제 살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연락을 안 한지 5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청소도 하고 공사판에서 막일도 했지만, 나이가 많아지면서 더 이상 일을 찾지 못했다. 결국 월세조차 낼 수 없어 두 평짜리 쪽방을 찾게 됐다.</span></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 </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medium;"><font color="#000000">이씨 할아버지처럼 폐지 줍는 노인은 국내에 얼마나 될까. 한 시민단체의 추산에 따르면 약 170만 명에 이른다. 이들이 줍는 폐지는 1kg에 50~80원에 팔린다. 쌀 한 가마니 무게의 폐지를 하루 종일 끌고 다녀 6000원 정도를 번다. </font></span></div><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medium;"><font color="#000000"><br></font></span></div><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medium;"><font color="#000000">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독거노인 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15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654만 명이다. 이들은 빠르게 빈곤층으로 편입되고 있다.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9.6%로, 34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2위인 이스라엘(24.1%)보다도 2배 이상이나 된다. 소득이 중위소득의 50%에도 못 미치는 노인이 전체의 절반이다. 이 수치는 그나마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정부 지원금과 연금을 포함한 수치다. 이를 빼고 시장 소득만을 기준으로 하면, 노인 빈곤율은 63.3%로 치솟는다.</font></span></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 </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medium;"><font color="#000000">고물상에서 정산을 하고 이씨 할아버지가 향한 곳은 서울 영등포역 근처 쪽방촌이었다. 화려한 스카이라운지를 자랑하는 롯데백화점과 타임스퀘어 뒷골목에 들어서자 허름한 건물들이 나왔다. 그나마 이것도 몇 해 전 서울시에서 리모델링을 해서 외관은 많이 좋아진 편이다. 어림잡아 250~300가구가 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수레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가자 해가 들지 않는 골목에 이씨 할아버지의 쪽방에 도착했다. 한 사람 몸을 누이기에도 비좁은 방 안에는 이부자리와 밥솥, 옷가지들이 널려 있었다.</font></span></div><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medium;"><font color="#000000"><br></font></span></div><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medium;"><font color="#000000">영등포 쪽방촌은 거주자 대부분 혼자 살고 있다. 40~50대 거주자들은 주로 일용근로자나 무직자다. 65세 이상 노년층은 장애가 있거나 근로능력이 없어 장애연금이나 기초생활수급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수입 가운데 절반 이상을 월세로 내고 있다. 비단 이들만의 얘기는 아니다. 최근 발표한 국토연구원의 ‘2016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 홀로 사는 노인의 임대료 비중은 소득의 절반 정도(50.3%)를 차지했다.</font></span></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 </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medium;"><font color="#000000">이 같은 쪽방촌은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 외에도 용산구 동자동, 종로구 돈의동, 노원구 중계동 등에 폭넓게 형성돼 있다. 이곳에 사는 노인들은 사는 동네는 달랐지만 형편은 비슷했다. 이들은 결혼을 못한 상태에서 가족 없이 홀로 살거나 자식 내외와 떨어져 사는 이들이다. 쪽방촌 거주 노인 중 다수는 추운 겨울 전기세를 한 푼이라도 아끼고자 전기장판을 이용하지 않는 등 지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또 겨울에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 곳도 상당수였다.</font></span></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br></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 </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노인 빈곤율, 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 </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br></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table width="531"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531" align="absmiddle" src="http://www.allcsn.co.kr/PEG/14987183021737.jpg"><br><br>전라남도가 새벽과 밤늦은 시간에 폐지를 수집해 생계를 이어가는 어르신 1천700여 명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야간에 빛을 반사하는 안전조끼 등 안전용품을 지원했다. 사진/전라남도.</td></tr></tbody></table><br></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color: rgb(0, 0, 0); font-size: medium;">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은 으레 이곳 쪽방촌을 찾아온다고 한다. 그리곤 노인 정책을 내놨다. 이번 대선에서도 비슷했다. “치매 노인을 국가에서 책임지겠다” “기초연금을 늘리고 노인 일자리를 확대하겠다” 등 공약들이 나왔다. 실제로 대선을 거칠 때마다 노인 복지정책들은 점차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정부는 지난 2008년 기초노령연금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도입하고 2014년 기초노령연금을 확대해 기초연금으로 개편하는 등 노인 복지정책을 잇따라 펼쳤지만 급격한 노령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span></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 </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medium;"><font color="#000000">일자리 문제도 마찬가지다. 노인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인들이 계속 근로해야만 살 수 있는 상황이 옳은가의 논란도 있다. 실제로 덴마크의 75세 이상 노년층 고용률은 0%로, 일하는 노인이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노인 빈곤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한국의 일하는 75세 이상 노년층은 17.9%(2015년 기준)로, OECD 국가 중 매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연령대를 조금 낮춘 65세 이상 노년층 고용률은 30.6%다.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세 명 중 한 명은 노동을 하고 있다. 은퇴 후에도 활발한 노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비극일 수도 있다. </font></span></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 </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medium;"><font color="#000000">전문가들은 (기초연금처럼) 소득 지원금을 30만원으로 늘린다고 핼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한다. 노인 소득보장체계, 노인 건강보장체계, 노인 일자리 등 세 가지로 구성된 노인 복지정책이 상호보완적으로 이뤄져야 노인빈곤률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font></span></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 </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medium;"><font color="#000000">일본의 고령화도 일찌감치 진행됐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6.7%에 달하는 초고령사회다. 당연히 한국에서 문제가 되는 노인 문제들이 일본에선 10~20년 전 불거졌고, 그 수준 또한 더욱 심각하다. </font></span></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 </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medium;"><font color="#000000">빈곤 노인의 가장 큰 경제적 문제는 거주 문제이다. 일본은 고령자 복지시설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국고보조를 폐지했다. 대신 고령자 전용임대주택 제도를 마련해 돌봄까지 함께하는 주택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실버하우징, 우량임대주택, 자립형고령자주택 등 다양한 형태의 고령자 시설을 마련해 고령자 인구의 5% 수준이 혜택을 받고 있다.</font></span></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 </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한국의 임대주택과 비슷한 공영주택은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부족했고, 대폭적인 공급 확대도 어려웠다. 이에 따라 일본은 민간임대주택 등의 공가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쪽방촌과 같은 곳에 머무는 저소득 고령자 등에게 일정한 질이 확보된 주택을 저렴한 임대료에 공급하는 것이다. </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 </font></div><div style="text-align: justify;"><font color="#000000" size="3">공공연금을 중심으로 노후 생활에 대한 준비 또한 착실히 진행돼 왔다. 그 결과 연금소득에 의한 노후준비 정도를 보면, 한국은 34.1%에 불과한 데 비해 일본은 71.9%에 달한다. 일자리 문제는 실버인재센터, 고령자협동조합 등을 통해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 1995년 일본 미에(三重)현에 최초 설립된 고령자협동조합은 전국 30여 개 지역에 설치돼 있다. 노인들이 수행할 수 있는 공원녹화 및 자원재생, 병원 급식이나 청소, 보험 등의 사업을 진행해 노인 일자리를 확보한다.</font></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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