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들의 난독증 고백...난독증은 질환일까?

<어린이청소년 안전섹션> 유명 연예인들의 난독증 고백...난독증은 질환일까?: 2015.11.13 10:56 입력

-국내 최초로 체계적인 문해 프로그램 교재 펴낸 김중훈 교사 <table width="50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500" align="absmiddle" src="http://www.allcsn.co.kr/PEG/14473801847762.jpg"> 김중훈 교사는 어린 시절 난독증으로 고생했다. 스스로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선택해 난독증아이들 치료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피플안전</td></tr></tbody></table> <좋은교사>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중훈 교사(44. 인천 운서초교)는 초등학교 시절, 난독증과 발달 장애가 겹쳐 글을 읽지 못했던 학습부진 학생이었다. 읽기에 어려움을 겪으니 공부가 힘들었다. 교대 4학년 때 교생실습을 나가니 70여명의 동료들 중 반장을 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자신 혼자였다고 한다. 때문에 그는 2000년 교사로 임용된 이후 학습부진 학생들에 대해 남다른 고민을 했다. 외국에서는 학습부진의 원인이 뭔지 정밀하게 진단해서 조기에 개입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시험 점수만 올리려고 하고, 점수를 올리기 위해 문제풀이만 시킨다. 그 과정에서 학습 부진 아이들은 자신의 재능을 키워볼 기회도 갖지 못한 채 소외된다. 김 교사는 학습부진의 주된 원인이 읽기 능력 부족에 있다는 것을 발견해 의사, 언어치료사와 함께 국내 최초로 체계적인 한글 문해 프로그램 교재를 펴냈다. 국내에는 현재 10만명~30만명 가까이 난독증 아이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일반 학습 부진 아이들까지 포함하면 그 수가 200만 명도 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김 교사의 삶을 통해서 그 해결책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읽지 못하니 숙제를 못해 선생님에게 번번히 혼나 <table width="50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500" align="absmiddle" src="http://www.allcsn.co.kr/PEG/14473802042880.jpg"></td></tr></tbody></table> 김 교사는 경북 안동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부모님은 사과농사를 지었다. 그는 무엇보다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입학하기 전 날, 학교가면 뭔가 좋고 즐거운 일이 생기리라는 생각에 마냥 들떠있었다. 막상 입학해 보니 기다리는 건 한글을 읽지 못한다며 혼내는 교사의 구박뿐이었다. 한글을 읽지 못한 건 한글을 배우지 않고 초등학교에 입학했던 이유도 있었지만, 발달적으로도 난독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교사가 되어서 난독증 연구를 하게 된 이유다. “바로 저도 그랬으니까 난독증 아이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이죠. 저는 너무 힘든 학교 생활을 했어요. 우선 알림장을 못 읽어서 숙제를 못 해 갔습니다. 칠판에 적은 알림장 내용을 모두 옮겨적지 못했어요. 그래서 숙제를 해가도 항상 절반만 해갔죠.(웃음) 그러면 숙제를 덜 했다고 혼나고 그때마마 자괴감이 빠졌습니다. ” 한글을 읽게 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한 선생님의 우연한 실수 때문이었다. 그 선생님오늘 배운 걸 집에서 다 베껴 써 오라는 숙제를 매일 부여했다. 하루 종일 배운 과목과 페이지를 따져보면 엄청난 양이다. 새로 부임한 선생님이라서 그게 얼마나 많은 양인지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베껴써오라고 한 것이다. 그는 시키는 데로 숙제를 매일 매일 다 했다. 집에 가자마자 시작해서 밤늦게까지 줄창 써야 했다. 그런 식으로 3개월을 했다. 자신도 모르게 그런데 그 과정에서 한글을 익힐 수 있었던 것이다. 한글은 읽을 수 있었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난독증이 있는 사람은 무척 느리고 힘들게 읽게 된다. 그리고 부정학하게 읽는다.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더욱 힘들었다. “초등학교 때는 선생님의 잔소리를 좀 듣거나, 나머지 공부를 하면 됐는데 중학교 때는 체벌을 하더라고요.” 영어 단어 쪽지 시험을 자주 봤는데 5개 틀릴 때마다 한 대씩 맞았다. 보통 난독이 있는 사람들은 또한 영어스펠링을 아무리 공부해도 틀린다. 영어단어 쪽지 시험 보는 날이 곧 맞는 날이었다. 자신의 노력 여부와는 상관없이 체벌당하고 혼나는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졌다. 우울했던 중학교 1학년 시절이었지만, 그때 자신의 공부하는 스타일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던 건 유일한 수확이었다. “기술 시간에 선생님이 자동차의 발달 과정을 줄줄이 설명했어요. 그리고 예고없이 시험을 봤봤습니다. 미처 준비하지 못했기에 친구들이 평균 50점 정도 맞았는데, 저는 90점을 맞는 거였어요. 놀랬죠. ‘내가 읽는 건 약하지만, 누군가가 시각화해서 설명하는 건 잘 기억하고 이해하는 구나, 내가 난독증이 있을 뿐이지 머리가 나쁜 건 아니구나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영어책을 펴면서 또 다시 좌절에 빠졌다. 그래도 2년 동안 맞으면서도 공부를 좀 했다싶었는데, 여전히 보이는 건 검정색과 하얀색 뿐이었다. “나는 왜 안될까? 나는 왜 이렇게 까막눈일까” 그때는 난독증에 대한 이해가 없던 시절이었다. 선생님들이 보기에 말하고 행동하는 건 똑똑했는데, 결과가 나아지지 않으니까 그저 노력을 게을리하는 애라고만 생각한 거다. 그래서 더욱 혼났다. 중2때 독학으로 영어공부에 매진했다. 공부를 잘 했던 형님의 도움이 컸다. 중3되니 영어단어를 조금 읽을 수 있게 됐다. “어떻게 보면 지금처럼 학원이 없어서 학원에 다니지 않은 게 도움이 된 것도 같습니다. 스스로 공부하면서 내게 맞는 학습방법을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죠. ” 난독증을 갖고 있는 사람의 특징은 읽을 순 있지만 빠르게 읽지는 못한다고 말했듯, 영어시험을 보고나면 온 몸에 땀이 다 젖었다. 시간이 부족했다. 보통 학생들이 텍스트를 읽으면 5분이면 될 것을 그는 10분이 걸렸다. 한글도 마찬가지. 난독증은 못 읽는 게 아니라 읽기 힘든 것 지능지수와는 상관없어 <table width="40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400" align="absmiddle" src="http://www.allcsn.co.kr/PEG/14473802273535.jpg"></td></tr></tbody></table> 고등학교 들어가서도 공부를 잘하지 못했다. 고등학교 때는 난독증이 좀 완화되기는 했지만, 난독증은 평생 갖고 가는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열심히 공부했는데, 친구들보다 성적이 낮게 나왔다. 친구들보다도 더 열심히 공부했는데, 왜 내 성적은 더 낮게 나오는지 그 원인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몇 가지 공부 습관의 문제점을 찾아봤는데, 우선 읽은 때 정확하게 읽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추측해서 읽고 어떤 부분은 그냥 넘어갔다는 것. 그리고 시험볼 때 질문을 거꾸로 읽은 경우가 많았다는 걸 알았다. 공부방법을 좀 바꿨지만 기대만큼 성적이 많이 올라가지는 않았다. 그래도 노력을 한 덕분에 조금씩 조금씩 성적이 올라가서 고등학교 때는 반에서 10등까지 올라왔다. 진땀을 흘리며 노력한 덕분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야자(야간자율학습)을 하는데 저와 너무 맞지 않았습니다. 전 소리내서 읽으면서 공부를 해야 했거든요. 대입 재수를 하면서 성적이 급상승했어요. 학원 마치면 집에 와서 혼자 공부한 게 주효했던 것이지요.” 학교 다니면서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행복과 즐거움이 교차될만큼 선생님은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는 나중에 커서 아이들을 재밌게 해주는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초등학교 5학년 때 결정했다. 그 결정은 계속 이어져서 인천 경인교대에 입학을 했고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인천에서 교편을 잡으며 살고 있다.  교사가 된 이후 아이들을 재밌게 가르치는 교수법에 관심이 많았다. 대안 교육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학교에서 10년 정도 근무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교사가 된 이유는 수업도 잘 하고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것인데, 교사로써의 생활은 그런 것을 고민할 여유가 없었어요. 학교에서는 업무만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내가 교사가 된 이유가 뭘까에 대해 갈등을 많이 했죠. 그리고 학생 부진에 대해서 주시하고 있었어요.” 난독증 아이들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살아가 <table width="50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500" align="absmiddle" src="http://www.allcsn.co.kr/PEG/14473802500987.jpg"></td></tr></tbody></table> 우연한 기회에 <좋은교사>라는 단체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좋은교사>는 올바른 교육정책을 고민하는 기독교 교사들의 모임이다. 다양하고 깊이있는 교육 정책의 연구, 제안을 통해 현행 교육 정책 변화에 활발한 기여를 하고 있다. <좋은교사>에서 학습 부진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연구를 해보자는 김 교사에게 제안을 했다. 흔쾌히 수락하고 정책위원을 맡았다. 그 무렵, 34년간 영어교재 출판에 주력해온 능률영어의 이찬승 전 대표가 어느 날 연락해서 만나자고 했다. 연구비를 후원해 줄테니 학습 부진에 대해서 연구를 좀 해달라고 제안했다. 김 교사에겐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었다. 그날 이후 아예 학교를 휴직하고 <좋은교사> 사무실로 출퇴근하면서 연구했다. 지금은 다시 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지금까지 5년 정도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김 교사가 연구하는 학습 부진의 연구 대상은 하위권 아이들이었다. 공부가 너무 어려운 아이들의 부진 원인은 뭘까. “학교 현장에서 보면 지능 자체가 낮은 건 아닌데 왜 성적이 부직한아이들이 있어요. 왜 그럴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단지 노력을 안 해서일까? 많이 궁금했어요. 연구를 시작한지 초기 2년 정도는 학습 부진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기존의 논문들과 정부에서 나온 자료들을 되도록 많이 탐독했습니다.” 하지만 그 곳에 답은 없었다. 모두 좋은 논문들이긴했지만 우리 현실에는 맞지 않았던 것. 다른 분야의 자료로 눈을 돌렸다. 특수교육에 대한 책과 소아정신과 의사들이 보는 책을 보게 되면서 깜짝 놀랐다. 답이 거기에 있었다. 그 곳에서 언급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김 교사가 현장에서 접한 학습 부진 아이들의 모습과 같았다. 결국 학습 부진의 원인은 그 아이가 노력을 하지 않다거나 공부하는 방법을 잘 몰랐기 때문이 아니라 심리적, 정신적인 부분에 원인이 있었던 것이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은 게으른 것이 아니라 아팠던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난독증이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난독증은 한글을 읽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난독증은 글을 전혀 읽지 못하는 게 아니다. 읽기는 하되 느리고 부정확하다. 그리고 읽는 데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써서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다. 그래서 난독증이 있는 아이들은 일상 속에서 큰 고통을 느끼며 살고 있다. 그들을 위해 빨리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 그런데 정부 자료에서는 한국에는 난독증 학생이 없다는 자료만 나왔다. 하지만 김 교사는 답답했다. 현장에서 분명히 직접 확인했고, 그걸 전국적으로 분석해도 20~30만명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없다고만 하니.난독증 아이를 둔 학부모 회원이 3000명 정도 있는 <꿈을 찾아가는 아이들>이라는 이름의 카페가 있었다. 그 곳을 찾아갔다. 엄청난 이야기들을 들었다. 학부모들은 학교에 찾아가도, 교육청에 찾아가도 난독증이 없다는 말만 들으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고 말했다. 난독증을 치료한다는 검증되지 않은 사설 업체에 큰 돈을 들였지만, 효과가 없어서 눈물을 흘린 경우도 많았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그런 곳을 찾아서 가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큰 경제적 부담을 짊어지면서 효과가 없어서 두 번 눈물을 흘리 게 되는 것이죠. 소아학회와 전문가들에 의하면 사설업체에서 홍보하는 방식은 근거가 없는 방법이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저도 직접 미국의 예일대학교로 가서 난독증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 분은 노벨상 후보까지 오른 분입니다. 그 분은 사설 업체의 치료 방법에 대해선 근거없다고 제게 직접 말해 주었습니다. ” 아인슈타인,탐 크루즈 등 난독증세 있던 사람들 <table width="50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500" align="absmiddle" src="http://www.allcsn.co.kr/PEG/14473803181288.jpg"> 김중훈 교사가 펴낸 문해 프로그램 교재의 내용.</td></tr></tbody></table> 김 교사는 학부모들을 볼때마다 너무 안타까웠지만, 학부모들은 오히려 그의 존재를 보고 희망을 가졌다. 그동안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선생님이 처음으로 관심을 가진 것이 반가웠고, 난독증을 극복하고 선생님이 된 김 교사의 존재를 보니 자기 자녀들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활동을 알리기 위해 김 교사는 학부모들과 토론자리를 마련했다. 언론사에도 보도 자료를 보냈다. 이때 발제자로 참여했던 김 교사는 "선생님들이 조금만 공부를 하면 난독증을 발견할 수 있고, 간이진단 등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효과도 큰 만큼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와 조기발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인슈타인이나 월트 디즈니, 톰 크루즈 등도 난독증세가 있었다. 난독증을 학습부진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맞는 방법으로 재능을 꽃피우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 토론회 요지였다. 얼마 후 세계일보에서 연락이 왔다. 그게 처음으로 난독증을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러자 SBS뉴스에서 연락이 와서 보도했다. 그 후 한겨레 등 여러 매체에서 보도가 되면서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난독증 아이들의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리 건 일차적으로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가장 주요한건 대안이다. 김 교사는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못하면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리라고 생각했다. 정부에 치료 프로그램 개발을 요청했지만, 교육청 당국자로부터 “우리나라에는 없는데 왜 자꾸 당신은 있다고 얘기하냐”는 항의만 들었다. “제가 아무리 자료를 내밀어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제가 오기가 생겼어요. 직접 연구보조원을 채용하고 난독증 치료에 관한 여러 가지 자료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언어발달, 특수교육, 언어치료에 관한 세계적인 자료를 뒤적였어요. 우리나라의 진단 도구가 미비해서 난독증 아이들을 찾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죠. 한글을 읽지 못하는데 우리나라 진단 도구로는 정상으로 나오는 것이죠.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해 ‘진단 도구에 문제가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연구보조원과 함께 이러한 자료들을 좀 더 정밀하게 분석하고 정리해서 보고서를 작성해서 발표했다. 정부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전문가들이 추산하는 난독증 학생 규모는 2010년 기준으로 초·중·고생 788만여명 중 11만2000~31만4000명 임을 교육부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국회에서도 김 교사를 불러서 토론회를 했다. 그때가 2012년이었다. 난독증이 본격적으로 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이 불과 3년 밖에 안 된 것이다. 그 이후로 유명 연예인들이 자기도 난독증이 있다는 커밍아웃을 하기 시작했다. 읽기 대신 말하기를 속도보다 정확함을 훈련시키면 난독증은 얼마든지 극복 가능해 <table width="400" align="center" class="center" id="news_image"><tbody><tr><td><img width="400" align="absmiddle" src="http://www.allcsn.co.kr/PEG/14473803456452.jpg"> 김중훈 교사 가족의 단란한 모습. 사진/김중훈</td></tr></tbody></table> 이제 남은 과제는 이 아이들을 어떻게 치료하느냐였다. 서울의 어느 병원에서 난독증 치료하는 의사가 있는데, 자기 아이도 그 곳에서 치료받고 글을 읽었다며 어느 학부모가 알려주었다. 조심스럽게 그 의사가 쓴 책들을 읽어 봤다. 우리 실정에 맞는 효과적인 치료법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치료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의사도 직접 만났다. 김 교사는 직접 확인해야 했다. 그 병원에서 임상 연습을 좀 하고 싶다고 했고, 뚜렷하게 아이가 좋아지는 걸 확인했다. 난독증 치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오디오 교과서나 오디오 참고서 등 보조학습기구다. 이후 김 교사는 <좋은교사>에 남아있던 전 자금 1억을 쏟아부어,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과 함께 난독증 치료 학습교재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거의 매일 밤 늦은 시간까지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앞으로 이 교재를 기반으로 난독증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없이 학습부진을 치료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교재는 비단 난독증 학생뿐 아니라, 훨씬 수월한 학습 도구로 일반 학생들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난독증으로 진단된 아이들은 시험볼 때 시간을 더 주거나, 수행평가에서 지필보다는 말하기 형식으로 바꿔 주는 등의 조치도 큰 도움이 됩니다. 남들 앞에서 창피 당하지 않게 읽기 대신 말하기를 시키거나, 시간을 좀 더 주는 교사의 배려심이 중요합니다. 교사의 이해만 있어도 아이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 있다” 김 교사는 정부의 지원을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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